아빠, 강아지 단톤, 그리고 나.
우리는 거대한 숲으로 둘러싸인 작은 농장에 산다.
저 숲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곳이 궁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이야기했다.
“우리는 아주 높은 탑을 쌓을 거야.”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아빠는 근사한 제안을 하는데……
과연 아튀르와 아빠는 높은 탑을 무사히 쌓아 올릴 수 있을까?
그리고 탑 위에서 숲 너머를 볼 수 있을까?
★2021 뉴욕타임즈/뉴욕공립도서관 우수 어린이 그림책 선정 도서
★2022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문 대상 그림 작가 제라르 뒤부아의 신작
진실한 마음이 쌓아 올린 거대한 탑!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담은 작품
숲 너머를 보기 위해 탑을 만들자던 아튀르의 아빠는 느닷없이 밀가루 반죽을 하기 시작한다. 이내 고소한 냄새가 풍기고, 먹음직스러운 빵이 한가득 완성된다. 마을 사람들은 빵 냄새를 따라 하나둘 아튀르의 집을 방문하고, 아빠는 “빵 하나를 돌 네 개로 교환합니다.”라는 재미있는 제안을 한다. 이렇게 탑을 쌓아 올릴 돌을 모으고, 아빠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폭풍우가 몰아치고, 이들의 노력이 수포가 될 위기에 처하는데……
『우리가 탑 위에서 본 것은』은 주인공이 탑을 쌓기 위해 자신이 수확한 밀로 빵을 만들어 돌과 교환한다는 기발한 생각으로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얻으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웃의 도움 덕분에 탑은 더 높게, 더 견고하게 쌓아 올라갈 수 있었다.
개인의 진실한 열망과 이를 지지하는 공동체가 만나면 얼마나 큰 힘을 낼 수 있는지 보여 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이를 외면하지 않는 모두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질 때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우리들의 갈망을 대변하는 작품
‘숲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안락하고 견고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벗어나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에는 항상 정해진 경계를 넘는 누군가가 있었다.
아튀르와 아빠가 마침내 탑 위에 올랐을 때 마주한 것은 무시무시한 괴물도, 늑대도 아니었다. 이들의 도전은 우리가 갖고 있던 편견에 대해 경종을 울리며 동시에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작은 세계 안에 살고 있었을까’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로 향할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이 물음에 정답은 없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용기를 가지고 한 발짝을 내디딘 순간,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고 여러 가능성을 향해 열린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작은 토끼 가족이 가장 안락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벗어나 내딛는 첫 발자국이 큰 파동의 시작이 된 것처럼 말이다.
숨겨진 이야기가 있는 2022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의 매력적인 그림 속으로
책을 펼치면 빼곡한 나무로 가득한 검정 숲을 가로지르는 파랑새 두 마리가 보인다. 이미 숲을 넘은 파랑새와 아직 숲을 넘지 못한 파랑새. 마치 숲 너머를 향하는 주인공들의 앞날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 책은 장면마다 다양한 의미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무너진 탑을 모두의 힘으로 다시 쌓는 장면에서는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떠오른다. 깃발이 흔들리고 그 속에 돌을 나르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마치 자유를 갈망하며 행진하던 민중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볼로냐 라가치 픽션 부분 대상 작품의 그림 작가 제라르 뒤부아는 자칫하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갈망, 함께의 가치, 목표를 향한 성취’ 등 다양한 주제를 토끼로 의인화하여 친근하게 풀어냈다. 여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빈티지풍 화풍을 살려 마치 옛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오래된 보석함을 열 듯 그림책 속 숨겨진 이야기를 찾다 보면 보물 같은 반짝이는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