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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리의 그림책 이야기

아빠와 함께 그림책 여행의 저자 이루리가 소개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치유와 소통의 힘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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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아가야, 안녕?] 탄생의 순간
writer. 프레드릭 (ip:)
date. 2017-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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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 599
grade. 0점

제니 오버랜드 글 / 줄리 비바스 그림 / 김장성 옮김 / 사계절 / 2000.9.5 발매

 

1. "엄마,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요?"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하시겠습니까?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거짓말을 지어냅니다. 이 질문에 대한 거짓말은 너무도 오래된 전통이어서 어떤 어른들은 새로운 거짓말을 지어낼 때마다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일관성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생명에 대한 거짓말은 아이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합니다.

 어째서 이런 거짓말의 전통이 생겨났을까요? 우리는 어째서 생명의 탄생과 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할까요? 그것은 어른들 스스로 자연의 섭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탓이 아닐까요?


2. 아가야, 안녕?

 

엄마의 배가 아파 오기 시작했어요. 누나들은 난롯가에 이부자리를 폈어요. 엄마와 나는 아기 옷을 준비하고요. 이윽고 조산원 안나 아줌마가 도착했고요, 엄마는 아기를 잘 낳기 위해 산책을 나갔어요. 아빠는 엄마와 아기를 위해 많은 땔감을 준비했어요.

 

밖에서 돌아온 엄마는 몹시 힘들어하면서도 아빠의 부축을 받으며 계속 거실을 거닐었어요. 그 때 이모가 국 한 냄비와 양귀비꽃 한 다발을 안고 찾아왔어요. 이모는 엄마가 소리를 크게 질러야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다고 얘기했어요.

 

얼마 후 엄마가 아빠에게 매달린 채 몸을 흔들며 크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요. 나는 엄마 뒤쪽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요. 시간이 흐르고, 까맣고 동그란 아가의 머리가 보였어요. 안나 아줌마가 아가의 머리를 살살 잡아주었어요. 마침내 아기가 나왔어요.

 

"아가야, 안녕?"...나는 아가에게 조용히 인사했어요. 아빠는 엄마를 자리에 뉘이고 감싸주었어요. 엄마는 아기를 가슴에 꼭 안으며 불렀어요...."아가야!"

 

엄마는 웃으며 울고 있었어요. 아빠는 두 사람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어요. 아빠도 울고 있었어요.

 

안나 아줌마가 엄마 다리 사이의 탯줄을 부드럽게 잡아당기자 태반이 나왔어요. 태반을 살펴본 아줌마는 아기가 건강하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아빠는 수술가위로 탯줄을 잘랐어요.

 

이모와 엄마가 돌아간 뒤 우리 식구는 모두 함께 저녁을 먹었어요. 그리고 수면등을 켜고는 모두 난롯가에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어요. 아기는 아빠와 엄마 사이에 있어요. 거긴 내가 좋아하던 자리죠. 나는 가만히 속삭였어요.

 

"잘 자라, 아가야. 오늘은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첫날 밤이야."


3. 더 이상 숨기지 마세요!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요? 온 가족이 아기의 탄생을 기다리고, 준비하고, 증인이 되었습니다. 주인공 '나'는 아기의 탄생을 보면서 자신의 생일날을 상상했을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다림과 설레임, 엄마아빠의 희생과 노고, 그 고통과 위험 속의 환희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겠지요. 그래서 '나'는 기꺼이 엄마와 아빠 사이의 내 자리를 '아기'에게 양보했답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는 자주 볼 수 없는 걸까요? 왜 엄마는 분만실에 들어가고 아빠는 분만실 앞에서 담배만 태우며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나요? 왜 아이들은 엄마의 노고도 모른 채, 어느 날 갑자기 신이 주신 선물(아기)에 대해 질투심만 불태워야 하나요?


4. 생명이 경이롭고 숭고한 까닭은?

 

우리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의 존엄성입니다. 생명이 경이롭고 숭고한 까닭을 우리 세대가 제대로 알고 있다면, 또한 다음 세대에 올바로 알려줄 수 있다면 분명히 세상은 좀 더 아름다운 곳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세대에게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최초이자 최적의 기회가 바로 '탄생의 순간'입니다.

 

과학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양파의 세포분열은 그저 '신기한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양파가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어떻게 성장했으며, 누구의 손에 의해 수확되고 유통되어 그 현미경에까지 이르렀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생명이 고귀한 까닭은 바로 그 생명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누군가의 엄청난 노고와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가족이 어떻게 이러한 사실을 가르쳐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시간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홉 달의 임신 기간 중 단 하루라도 아이의 엄마를 만난 사람은 나중에 태어난 아기를 보는 감회가 다릅니다. 생명이 고귀한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명은 불가해한 과학현상이어서 고귀한 것이 아니라, 출산의 과정이 새 생명과의 정서적 커뮤니케이션이기에 생명은 고귀한 것입니다. 작가는 그 정서적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이 바로 사랑하고, 관찰하고, 배려하고, 준비하고, 염려하면서 기다리는 것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5. 평등한 세상, 건강한 세상

 

사람들이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까닭은 성과 생명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성차별의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제는 유달리 남성과 여성이 해야할 역할을 차별했고 심지어 출산의 당사자인 어머니와 아버지 가운데 아버지를 출산의 과정에서 몰아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괴했습니다. 모성은 존경하면서 여성은 차별하는 마초들을 길러내고 말았으니까요.

 

평등한 두 남녀의 사랑이 인간의 성과 그 결실인 생명을 아름답고 숭고하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작가는 모성을 이해시킴으로써 출산의 비밀 이상의 것을 독자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기는 아빠와 함께 낳는 거야!"라고.



file. 아가야안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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